
오랜만에 가슴이 뻥 뚫리는 청춘 드라마를 만났다. 바로 JTBC에서 방영되고 넷플릭스로도 전 세계에 소개된 화제작 <이태원 클라쓰>다. 드라마가 끝난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단밤포차의 온기와 박새로이의 뚝심은 아직도 내 마음속에 살아 숨 쉬는 것 같다.
불의에 맞선 청춘, 박새로이의 이야기
<이태원 클라쓰>는 한 청년이 거대 권력에 맞서 싸우며 꿈과 정의를 실현하는 이야기다. 주인공 박새로이(박서준 분)는 정의감 하나로 살아가는 청년이다. 학교폭력 가해자에게 맞서다 퇴학당하고, 억울하게 아버지를 잃고, 결국 전과자 신세가 된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내 방식대로 살겠다”는 다짐 하나로 자그마한 포장마차에서 시작해 이태원의 한복판에 ‘단밤’이라는 꿈을 세운다.
이태원의 다채로운 인물들
박새로이 곁에는 저마다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모인다. IQ 162의 천재이자 소시오패스 기질이 있는 조이서(김다미 분)는 단밤의 매니저로 활약하며 박새로이와 복잡 미묘한 감정선을 그린다. 겉은 불량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마현이, 성소수자인 트랜스젠더 마현이, 다문화 가정 출신 김토니까지. 단밤은 그야말로 소외된 이들의 안식처이자 희망의 상징이다.
특히 조이서라는 캐릭터는 참 신선했다. 시크하고 독특한 매력을 지닌 그녀는 단순한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인물로서 새로이 와 함께 성장해 나간다. 김다미 배우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는 조이서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거대한 벽, 장가와의 싸움
단밤이 성장할수록 그 앞을 가로막는 존재도 커진다. 바로 재벌 외식기업 ‘장가’의 회장 장대희(유재명 분)와 그의 아들 장근원(안보현 분)이다. 박새로 이의 인생을 망가뜨린 장가와의 대립은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 기득권과 신념의 충돌로 확대된다. 돈과 권력에 맞서 뚝심 하나로 정면승부를 벌이는 새로이의 모습은 많은 시청자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무너지지 않고, 꺾이지 않고, 버티고 또 버티는 박새로이. 그의 끈기와 인내는 어쩌면 우리가 현실 속에서 잊고 지낸 '청춘의 본질'을 다시 떠올리게 만든다.
웹툰 원작의 강점을 살린 연출
<이태원 클라쓰>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웹툰 특유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속도감 있는 전개, 강렬한 메시지를 드라마가 잘 살려냈다. 무엇보다 박새로이의 ‘직진’ 서사는 보는 이들에게 시원한 감정을 안겨준다.
또한 이태원이라는 공간이 주는 자유롭고 다양한 분위기가 드라마의 메시지와 맞물리며 극의 몰입도를 더욱 높인다. 밤이 되면 더욱 빛나는 이태원의 풍경, 그리고 그 속에서 각자의 색깔로 살아가는 인물들이 어우러져 화면 속 이태원이 실제보다 더 아름다워 보였다.
단밤처럼 뜨겁게, 그리고 묵직하게
이 드라마를 보면서 무엇보다 좋았던 건 ‘불가능해 보여도 결국 해낼 수 있다’는 메시지였다. 정답이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박새로이의 삶은 하나의 힌트였다. 실패해도 괜찮고, 넘어져도 괜찮다는 말보다, 끝까지 버티고 이루겠다는 의지가 더 힘이 되었다.
마지막 회에서 단밤이 이뤄낸 성공은 단지 재벌을 이긴 복수가 아니라, 누구나 존중받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에 대한 희망이었다. 그 안에는 청춘, 다양성, 그리고 ‘함께’라는 진심이 있었다.
마무리
<이태원 클라쓰>는 단순한 성장 드라마가 아니다.
그건 정의를 잃지 않으려는 한 남자의 치열한 생존기였고, 자신의 색깔로 살아가는 이들의 따뜻한 공동체 이야기였다.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단밤’을 다시 떠올리게 해 준 이 드라마. 다시 봐도 울컥하고, 다시 떠올려도 미소 지어지는 <이태원 클라쓰>. 당신도 지금 이태원 어딘가의 단밤에서, 뜨겁고 묵직한 청춘을 마주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태원클래스#박새로이#박서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