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에 오랜만에 정동 일대를 걸었습니다. 서울에서 ‘가을 감성’을 가장 밀도 있게 느낄 수 있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정동이라고 생각해요. 고궁, 돌담길, 미술관, 전망대, 카페까지 모두 밀집해 있어서 동선도 편하고, 어느 방향으로 걸어도 풍경이 만족스럽습니다. 오늘은 정동전망대 → 서소문·덕수궁 돌담길 → 서울시립미술관 → 세실극장 옥상전망대 → 덕수궁 → 와플가게까지 이어지는 제 하루 코스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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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동전망대의 가을 뷰 – ‘다락’ 카페
정동전망대에 있는 카페 ‘다락(DARAK)’은 주말엔 늘 사람이 많죠. 이번에도 예상대로 창가 자리까지 전부 꽉 차 있었어요. 앉아 휴식은 못 했지만, 전망대의 메인인 덕수궁 조망은 확실히 건졌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덕수궁의 가을은 정말 압도적이었어요.
붉고 노란 단풍이 고궁의 기와지붕 사이로 흩뿌려져 있고, 바람에 흔들리는 은행잎이 유리창을 타고 흐르는 느낌이더라고요.
사진 몇 장 찍으려고 들른 곳인데, 뷰가 좋아서 오히려 오래 머물고 싶었던 장소였습니다.
이곳은 덕수궁 전체를 부드럽게 내려다보는 뷰가 매력이라, 커피 맛보다 ‘전망’ 덕에 방문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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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서소문 – 덕수궁 돌담길, 노란 가을이 완성되다
전망대를 내려와 서소문 쪽으로 걸어가면 바로 돌담길이 나옵니다. 평소에도 예쁜 길이지만, 지금은 정말 ‘최고치’의 미모를 찍는 시기였어요.
가로수로 늘어선 은행나무들이 한껏 노랗게 물들었고, 바람이 불 때마다 은행잎이 비처럼 흩날리는데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관광객뿐 아니라 서울 시민들이 일부러 찾아올 정도로 돌담길의 가을은 유명하지만, 실제로 눈앞에서 보면 그 명성이 왜 생겼는지 바로 이해돼요.
사진 포인트
돌담길 중간의 골목 분기점
노란 은행잎이 바닥을 덮은 구간
덕수궁 담장 굴곡이 만들어내는 S라인
이날은 해가 약간 기울어지던 시간이라 역광에 반짝이는 은행잎들이 정말 영화 속 장면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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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서울시립미술관 — 천경자 작가 상설 전
돌담길을 따라 조금만 걸으면 바로 서울시립미술관(SeMA) 이 나와요. 규모도 적당하고 항상 알찬 전시를 하고 있어서 정동 산책과 묶기 좋은 장소죠.
이번에는 상설 전에서 천경자 작가 작품을 중심으로 감상했어요.
천경자 특유의 강렬한 색채와 화려한 화면 구성이 가을 풍경과 묘하게 닮아 있었고, 여성 인물의 표정이나 분위기가 시선을 오랫동안 붙잡더라고요.
정동 산책의 좋은 점은 이렇게
“풍경 → 전시 → 다시 풍경”
이라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점이에요. 걷는 리듬이 깨지지 않고, 감성적으로도 안정된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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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미술관 1층 카페 SE:MA에서 잠깐 휴식
미술관 1층에는 세마(SE:MA) 카페가 있어요.
잠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이 꽤 좋았습니다.
정동 일대가 워낙 조용한 편이라, 도심 한가운데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도 장점이에요.
커피 한 잔으로 체력을 충전하고 다음 목적지인 세실극장 옥상전망대로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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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세실극장 옥상전망대 – 덕수궁을 가장 아름답게 보는 곳
세실극장 옥상전망대로 가는 길이 정말 예뻤어요.
덕수궁 내부를 통과하는데 단풍이 터널처럼 이어져 있고, 고궁 건물들이 그 틈새로 보이는데 이 길이 정말 ‘가을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옥상전망대에 도착하면 덕수궁 전체가 눈 아래 펼쳐지는데, 정동전망대와는 또 다른 느낌이에요.
정동전망대가 부드럽고 넓은 파노라마라면,
세실극장 전망대는 보다 선명하고 깊이 있는 고궁 뷰입니다.
게다가 멀리 보이는 대한성공회 성당은 유럽의 고성 같은 느낌이라 더 특별한 풍경을 만들어줘요. 이곳은 사진 찍기 정말 좋은 스폿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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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덕수궁 입장 — 늦가을이 고궁을 감싼 날
돌담길을 따라 내려오면 자연스럽게 덕수궁으로 이어져요.
입구부터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모두가 늦가을의 마지막 정취를 즐기러 온 듯했어요.

덕수궁은 언제 와도 고즈넉하고 아름답지만,
지금의 덕수궁은 단풍과 은행잎 덕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느낌이었어요.
건물 사이사이 떨어지는 노란 잎들이 바닥을 채우고, 햇빛에 빛나는 붉은 단풍이 사진으로 담아도 실제만큼의 느낌이 살아나지 않을 정도였어요.
고궁의 동선이 길지 않아서 부담 없이 걸기 좋고, 곳곳에 벤치도 있어서 천천히 머무르기에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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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인기 와플가게에서 달콤한 마무리
덕수궁을 나오는 길에 항상 줄이 길어서 못 먹었던 와플 가게가 있어요.
오며 갈 때는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했는데, 돌아오는 순간 놀랍게도 줄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바로 주문했는데 제 주문 직후 다시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해서 정말 타이밍이 좋았어요.
제가 주문한 건 초코시럽 + 시나몬 조합이었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정동에서 하루 마무리하기에 딱 좋은 달콤함이었습니다.
향만으로도 이미 반은 맛있는 그런 와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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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평 — 정동은 가을에 완성되는 동네
이번 코스는 정동과 덕수궁 일대를 가장 ‘가을답게’ 즐길 수 있는 조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고궁을 내려다보는 전망
노랗게 물든 돌담길
미술 전시
고즈넉한 산책
덕수궁 내부 풍경
마지막을 채우는 달콤한 디저트
모든 요소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하루가 전혀 지루하지 않았어요.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이렇게 차분하고 풍경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게 정동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가을이 끝나기 전에 한 번쯤은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코스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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