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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도쿄에서 떠난 하루 여행, 하코네의 추억

by 하리넷 2025.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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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네 당일치기

지난해 도쿄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하루를 꼽으라면 단연 하코네 당일여행입니다. 숙소는 시부야였지만 짧게 시간을 내어 후지산을 직접 보고 온천과 호수, 산악열차와 해적선까지 다양한 매력을 만끽할 수 있었던 특별한 일정이었습니다. 도쿄라는 도시의 세련됨과는 전혀 다른 일본의 자연과 전통이 공존하는 곳이었기에 더욱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시부야에서 출발, 후지산과의 짧은 만남


아침 일찍 시부야에서 출발해 신주쿠에서 열차(전철)를 타고 이동하는 길 창밖으로 잠깐 후지산이 보였습니다. 사실 도쿄 여행을 계획하면서 후지산을 가까이서 볼 기회가 있을까 기대했는데, 그 순간은 너무도 짧고 강렬했습니다. 마치 하얀 투구를 쓴 듯 장엄한 모습으로 눈앞에 나타났다가, 카메라를 꺼내기도 전에 금세 사라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이 오히려 더 선명하게 제 마음속에 각인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 내가 정말 일본의 상징인 후지산을 직접 보았구나” 하는 벅찬 감정이 들었던 순간이었습니다.

신주쿠에서 로맨스카를 타고


하코네 여행의 시작은 신주쿠역에서 출발하는 오다큐 전철의 특급열차 ‘로맨스카’였습니다. 이름처럼 낭만적인 기분을 안겨주는 열차로 좌석도 편안하고 창밖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어 여행 기분을 물씬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른쪽에 앉아야 후지산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오른쪽에 앉았습니다.
덕분에 잠깐이나마 후지산을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무엇보다 편리했던 점은 하코네 프리패스를 미리 클룩에서 구입해 둔 덕분이었습니다. 패스 하나로 열차, 버스, 케이블카, 해적선까지 하루 종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기에 교통비 걱정 없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 여행을 계획한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패스였습니다.

하코네 신사, 붉은 도리이와 호수의 고요함


하코네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하코네 신사였습니다. 아시노코 호수에 우뚝 서 있는 붉은 도리이가 인상적인 장소로, 물과 산, 신사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어우러져 신성한 기운마저 느껴졌습니다. 특히 11월 초의 선선한 공기와 호수 위로 퍼지는 잔잔한 물결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주었습니다. 신사 경내를 걷다 보면 오래된 삼나무 숲길이 이어지는데,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해적선 크루즈와 케이블카 체험


호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체험은 단연 해적선 크루즈였습니다. 호수 위를 유람선처럼 오가는 배지만, 외형이 해적선 모양이라 여행객들에게 큰 인기를 끕니다. 배 위에서 바라보는 아시노코 호수와 주변 산세는 그야말로 그림 같은 풍경이었습니다. 하늘이 맑으면 후지산까지 선명하게 보인다는데, 제가 갔던 날은 아쉽게도 구름이 많아 호수 풍경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 하코네 케이블카를 타고 산 정상까지 올라갔습니다. 케이블카가 천천히 고도를 높여갈수록, 호수와 산, 그리고 멀리 이어지는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정상 근처에는 화산지대인 오와쿠다니가 있는데, 곳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황 연기와 특유의 냄새가 이색적이었습니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검은 달걀(쿠로타마고)’도 먹고 입이 시커메지는 아이스크림도 맛보았습니다..

산악열차, 하코네의 또 다른 즐거움


돌아오는 길에는 하코네 산악열차를 이용했습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천천히 내려오는 열차는, 일반 전철과는 다른 묘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특히 가을 단풍이 물든 산을 지나갈 때의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차창 너머로 들어오는 선선한 바람과 풍경이 어우러져 도쿄에서 느낄 수 없던 일본의 또 다른 매력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re-QdCEbJH4?si=dqVZkzJaUF0U6Ahp

당일여행의 아쉬움과 특별한 추억


하코네는 온천으로도 유명한 지역이지만, 당일 일정으로 다녀온 탓에 온천욕은 즐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호수, 신사, 해적선, 케이블카, 산악열차까지 하루 동안 알차게 즐길 수 있었고, 무엇보다 짧은 순간 스쳐 지나갔던 후지산의 장엄한 모습은 여행 전체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도쿄에서 하루면 다녀올 수 있는 거리지만, 풍경과 분위기는 전혀 다른 세계였기에 도시 여행의 틈새에서 느낄 수 있는 귀한 휴식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언젠가 다시 일본을 찾게 된다면, 이번에는 하코네에 숙박하며 온천과 천천히 즐기는 일정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무리


도쿄 시부야에서 출발한 하코네 당일여행은 후지산을 눈에 담고, 신사의 고요함을 느끼며, 호수와 산, 전통과 자연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코네 프리패스 덕분에 교통의 불편함 없이 다양한 코스를 편리하게 즐길 수 있었고, 11월의 청명한 날씨가 여행의 분위기를 더 빛나게 했습니다.

짧지만 깊었던 이 하루는 지금도 제 마음속에서 또렷하게 기억되고 있습니다. 도쿄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께, 꼭 하루쯤 시간을 내어 하코네를 다녀올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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